이 겨울, ‘연탄’의 가치 – 우리가 전해야 하는 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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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이제 슬금슬금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하다. 수능 한파를 시작으로 우리의 살결과 마주하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벌써부터 옷깃을 여미게 하니 이제는 가을이 지나가버렸음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머지않아 크리스마스도 오고 누군가의 얼굴에는 연말 계획에 기쁨의 미소가 떠나지 않겠지만, 함께 할 사람이 없어 ‘겨울바람’이 너무나도 매섭게 느껴질 사람들도 있다.

지금의 세대는 ‘연탄’이라고 하면 교과서 문학책에서나 봤을 소재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세대가 들어 만 봤을 이 ‘연탄’의 가치를 진정 느낄 수 있는 계절은 바로 지금, 이 겨울이다. ‘연탄은행’은 그 가치를 직접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이 단체는 영세가정과 할머니 할아버지,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연탄과 서로의 온기까지도 나눌 수 있는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연탄은행에서 돕고자 하는 전국 15만 가구의 이웃에게는 장당 600원정도의 연탄구입도 쉽지 않다. 이러한 어려운 가정과 차상위가정 등을 위한 사랑의 연탄지원, 연탄보일러교체 등의 꾸준한 후원과 봉사가 이들의 설립목적이다. 또한 이 단체는 현재 원주, 서울, 인천, 전주 등 전국 31개 지역에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1년 중앙아시아 빈민국인 키르키즈스탄에도 설립되어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겨울 우리 이웃들의 겨울나기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집은 16만 8천여 가구, 3년 전에 비해 오히려 6% 늘었는데 반해, 연탄은행에 지금까지 들어온 후원은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줄었다. 지난해 이맘때쯤엔 가득 차 있었던 창고가 올해는 절반도 차 있지 않게 된 것이다. 게다가 연탄을 2만장 가까이 후원했던 기업이 후원하는 연탄의 양을 1만장으로 줄여, 연탄은행은 연탄을 외상으로 지원할 정도로 연탄 후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올해 연탄 값이 없어 난방을 못 하는 저소득층은 10만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 사회에서 어두움을 밝히고자하는 아주 작은 불빛들의 영향력을 아는가? 처음 시작의 ‘하나’는 너무나도 작아서 그 빛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일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 더 많은 불빛이 모이면 모일수록 그 밝기는 밝아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할 것이다. 추운 겨울이 더 춥지 않게, 시린 바람이 껴들 틈도 없이 어느새 겨울이 지나가 버리도록 ‘연탄’은 계속해서 타올라야만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연탄’은 제 역할을, 제 온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연탄의 가치가 곧 나눔의 가치이다. 이번 겨울은 기회가 된다면 그 가치를 경험해보는 것이 어떨까? 가끔씩 들려오는 연탄배달의 행복한 수레 끄는 소리가 이번 겨울에는 멈추지 않고 내내 들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국희, 조신형